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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리는 손으로 아직도 따뜻한 몸을 바닥에 눕힌다. 혀를 세게 깨물고 감정을 제어하

며 비틀비틀 일어선다.손이 하얘질 정도로 검을 쥔다.아무도 센리를 건드리지 않았

다. 다만, 조용히 센리에게 묻는다.”싸울 수 있겠어……?””호로스를 쓰러뜨리면……묘

를 세운다”센리는 떨리는 목소리로 작게 말하고, 이를 악물고 앞을 보았다.§사령 마술사

는 저택의 중심――크게 트인 홀에서 가만히 센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스케어 크림존

나이트 뒤로는 저항은 없었다. 하지만, 그것이 마지막 수단이 아닌 것은 분명했다.호로

스 카멘은 노령의 남자였다. 뒤로 뭔가를 든 스켈레톤 나이트를 두 체 두고, 유연히

서 있었다.용모에는 주름이 새겨지고, 머리는 하얗게 물들고, 눈만이 강렬하게 생명력

으로 넘치고 있다. 그 자그마한 몸은 칠흑 로브에 덮여 있고, 오른손에는 짧은 지팡

이를 들고 있다.스승인 에페는 넘치는 정의 에너지로 나이를 모르겠지만, 눈앞의 남자

는 다른 의미로 나이를 모르겠다.그 탁한 눈을 응시하고 있으면, 끝없는 어둠을 엿보

고 있는 기분이 된다.깔린 융단에 그려진 기괴한 피의 마법진. 사악한 기색에 루프

리들이 숨을 삼킨다.”드디어, 왔나……종언 기사여……나의 진영을 헤치우고 여기까

지 오다니, 무서운 자여……””호로스 카멘. 종언 기사단의 한 사람, 센리 실비스의

이름으로 ……당신을 죽인다!””흠…………아무래도, 루우는 도움이 된 것 같군””읏!!”

센리의 말에, 천적인 종언 기사단의 말에, 호로스 카멘은 일체의 동요를 보이지 않

았다.설득은 불가능하다. 루우의 죽음을 따져묻고 싶지만, 그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눈앞의 존재는, 루우와는 다르다. 스스로 그 길로 들어선, 완전한 사악인 것이다.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다. 공포 때문이 아니다. 호로스 카멘의 비장의 수의 존재

때문이다.지금의 호로스는, 언뜻 무방비로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틀렸다.지금까지

느낀 적이 없는, 부의 기색이 이 홀내에 자욱했다. 호로스 카멘이 외친다.”하지만,

나의 술은 이미 이루어졌다. 여기는 ――이미 이계다. 나의 비원을 방해하는 자여

――나의 죽음의 힘을――그 눈에 마음껏 새기고 죽어라!”지면이, 공기가 떨린다.

두 체의 스켈레톤 나이트가 갑자기 무너지면서 손에 들고 있던 검은 물체가 마법진

중앙에 날아간다.――그리고 그것이 갑자기 형태를 가졌다.센리는 이해했다. 그것은

――송곳니다. 두 개의 거대한 송곳니.루프리들이 창백한 표정으로 한걸음 물러선

다. 술식의 정체를 알아챈 것이다.송곳니를 중심으로 어둠이 모인다. 날카로운 갈고

리 발톱이 달린 팔을, 햇빛에 가리는 거대한 날개를, 만물을 깨물어부수는 송곳니

를, 빛나는 눈동자를 형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