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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일은 그것이 기회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다. 단지 주위의 모든 것이 즉 자신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일들이 고통이 되어 다가왔다. 자신의 손에 죽어 간 많은 사람들과 자신에

게 고통을 안겨 준 많은 사람들…, 슬픔을 이겨야만 했던 모든 것이 그에게 고통이 되

어 다가왔다.그러한 괴로움과 싸울 때 공기의 파동이 심해지며 우운비가 바라본 대로

엄청난 기의 파장으로 주위의 공기가 요동을 쳤다. 이 순간이 그에게 가장 중요했다.

그 마음의 고통과 아픔을 이기지 못한다면 그의 몸은 한 줌의 핏물로 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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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가 가고 동생이 사라지자, 자신에게 다가온 사람은 장찬과 천여랑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떠나자 우운비가 다가왔다. 그리고 그들의 자취를 생각하자 헤픈 웃음을 흘렸

다. 자신의 손에 죽은 사람들, 그리고 자신에게 고통을 안겨 준 사람들과의 모든 기억

들을 추억이라는 단어에 담아 그저 헤픈 웃음으로 흘려보내자 마음이 편해지고 주위

의 모든 고통이 별들로 변해 가며 그 아래 자신이 서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迹化虛無(적화허무)자취만이 허무하게 남는구나.뜻은 엉뚱한 곳에서 풀리기도 한다

우운비는 오늘도 오후의 수련을 마치고 초일에게 가기 위해 후원의 옥녀봉에 오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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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문을 벗어났다. 요즘 들어 그가 화산에서 하는 일은 별다른 일이 없었다.막내 사제는

여자이고 나이도 어려 적미령이 직접 가르친다고 했다. 그리고 속가 제자들도 사제들과

사숙님들이 가르치니 할 일도 없고 그렇다고 밥만 축내자니 가만히 있어도 엉덩이가

눈치라는 바늘에 찔려 아파 왔다.그런 감정이 드는 것은 아마도 생활과 화산이라는 사람

들에게 익숙하지 못하기 때문이리라.그런 이유로 매일 초일을 찾아 마음을 달랬다. 우

운비는 초일이 좋았다. 다른 이유는 없었다. 자신이 무엇을 하더라도 한 번도 꺼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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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고 다 받아 준다는 자체만으로 그는 초일이 좋았다.하지만 근래에 들어 그런 초일도

고민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유는 다른 게 없었다. 그냥 그러고 싶은 마음에 초일이 낚

시를 할 때 물을 흐리고, 밥을 하는 장작불에 소변을 보았다. 화를 낼 만한데 초일이 그

냥 웃어 버리자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성격이 원래 그러려니 했지만 화산에

올라와 하도 할 일이 없고 심심해, 지나가는 사제를 불러 이러한 상황을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