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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선을 끼고 있는 모습은 전형적인 문사 차림의 서생 같았다.그가 앞을 보며 말하자 그

의 앞에 뒷짐을 지고 있던 남자가 돌아섰다. 큰 키에 탄탄한 몸매, 강인한 눈매와 강한

기상이 보이는 인상, 이십대 후반의 호남형인 사내는 흑의 무복을 입고 있었다.”후후

…, 다 자네가 양보를 했기 때문에 내가 교주가 된 것이네.”그의 말에 백의 미남자는

섭선을 쥐고 흔들며 고개를 흔들었다.”그렇지도 않아, 난 나보다 자네가 교주에 어울

리기 때문에 양보를 한 것이야. 만약 내가 더 어울렸다면 내가 그 자리에 앉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네. 하지만 난 자네가 더 교주 자리에 어울린다고 생각했어. 모든 것이

나보다 뛰어나니, 내가 어떻게 자네와 교주 자리를 놓고 싸울 수 있겠나.””하하…, 고

맙네. 하지만 두뇌는 자네가 나를 능가하지 않는가?””하하하, 하지만 결단력이 없고

일을 할 수 있는 힘도 없는데 계획만 짜면 무엇에 쓰겠나? 그리고 나는 자네의 친구

지, 적이 아니라네.”백의 공자의 말에 흑의 사내는 그의 어깨를 잡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하하하…, 그건 당연한 것이 아닌가. 이러고 있지 말고 어디 들어가세. 오늘

동정호에 오니 정말 기분이 좋아, 자네도 보고 말이야.””그렇게 하세나.”동정호가 보

이는 유명한 도시 악양, 거대한 유곽과 많은 객잔들, 그리고 주루들. 그중에 제법 크

다고 생각되는 주루의 이층에 올라 백의 공자와 흑의 무복 사내는 동정호를 바라

보며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이렇게 중원에 오랜만에 나오니 역시 따뜻한 곳이라

는 생각이 드는군. 그런데 이곳에서 보자고 한 이유는 무엇인가?”흑의 남자가 말하

자 백의 공자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전음을 사용하기 시작했다.[자네의

꿈은 무엇인가? 나의 꿈은 부모님의 복수라네, 나는 강호의 무사들에게 저항 한 번

못 하고 죽은 부모님의 복수를 무덤 앞에서 다짐했네.][복수?][그렇지, 복수! 우리 신

교의 많은 교도들도 복수를 하고 싶어한다네. 자네는 교주면서 그런 것을 알고 있

었나?]흑의 사내가 고개를 흔들자 백의 공자가 다시 말했다.[많은 제자들이 강호의

무인들에게 많은 피해를 입었네. 그중에 그들에게 복수를 다짐하는 교도들은 수없

이 많이 존재하네. 언제까지 그냥 가만히 앉아서 피만 뿌리고 있을 것인가? 백오십